자랑질(03.10)

조회 수 3704 추천 수 0 2013.03.09 14:33:21

   자랑을 좀 하겠습니다. 며칠 전 아내가 핸드백을 통째로 잃어버렸습니다. 택시에 두고 내린 겁니다.

카드 회사에서 문자 메시지가 오기를 제가 카드 분실 신고를 했다는 것입니다. 카드 회사에 전화를 했죠. 나는 분실 신고를 한 적이 없다. 가족 카드를 쓰고 있는 서 성란 님이 신고를 했다는 겁니다.

아내에게 전화를 해서 핸드백을 잃어버렸다는 걸 확인했습니다. 전화를 끊고 나니 살짝 화가 났습니다. 그런 걸 좀 잘 챙기지 그걸 택시에다 두고 내리나 싶었습니다.

 

    다른 일로 바빠 잠시 잊고 있다가 생각이 나서 카톡으로 메시지를 보냈습니다. “어쩌겠냐? 너무 속상해 하지 마.” 고백하건데 실은 그렇게 말하고 싶지 않은, 별로 내키지 않는 메시지였습니다. 위선이었죠.

그때까지 아무 말도 없던 아내는 눈물 흘리는 이모티콘을 6개나 보내면서 “돈도 만원이나 들었는데...립스틱도 두 개..핸드백도 지갑도...” 이런 하소연을 보내왔습니다. 그리고 “그래도 당신이 위로해 준께 한결 낫다.” 는 답장도 함께 보내왔습니다.

 

   다음날 아침에 카드 회사에서 전화가 왔습니다. 경찰서에서 카드주인을 찾으려고 카드 회사로 연락을 한 것입니다. 고맙게도 택시 기사가 경찰서에 그걸 맡긴 겁니다.

“가방 찾았어^~^” 아내가 가방을 찾고 좋아라 하며 보낸 카톡 메시지입니다. 제가 답을 보냈죠. “밤새도록 고민하니 주께서 어여삐 보시고 은혜를...” 다시 아내의 답 “그러게”, “내가 그 분 은혜 없이 어찌 살겠노”

그렇게 핸드백 분실사건은 주님의 은혜에 대한 고백으로 일단락 됐습니다.

 

       이런 생각을 했습니다. 핸드백 잃어버렸다고 처음 전화할 때, 화난다고 그냥 화를 냈으면 어쩔 뻔 했노. 그 생각을 하니 가슴이 뜨끔한 겁니다. 아내는 가방 잃어 속상했을 것이고 제가 화를 내니 거기다 서운함이 가중 됐을 것이고, 그런데 나중에 가방 도로 찾았으니 그 때는 또 얼마나 무안했겠습니까? 주님의 은혜에 대한 고백은커녕 속상함, 서운함, 무안함 만 남긴 채 끝나고 말았겠죠.

마지못해서라도 좋게 말하니 결과가 좋았다고, 그렇게 한 제가 잘했다고 자랑질을 하고 싶어서 이렇게.. 새 봄입니다.     김종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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